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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에서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개인적 의견

유머이슈

Lv.18

조회:21 | 2024-04-11 20:01

저는 고향이 서울이고 현재 거주지는 울산이며 직장은 부산입니다 울산에 정착한지 한 20년 정도 되는거 같네요 더 정확하게는 이번에 당선된 김기현 의원의 지역구에 살고 있습니다 한 20년 정도 부울경에 살면서 왜 선거 결과가 이렇게 나오는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들이 있어 가볍게 글을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부울경은 무지성으로 보수를 지지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지역이든 무지성으로 한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유난히 부울경에 심각하다고 보이지는 않아요 젊은 사람들은 진보 쪽 지지자들도 많고 특히 제가 사는 울산 지역은 노동자들이 많아 다른 부울경 지역보다는 진보 쪽 지지자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현대자동차 관련 노동자가 많은 울산 북구, 현대중공업 관련 노동자가 많은 울산 동구, 각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몰려있는 창원지역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당선된 것만 봐도 이 쪽의 정치색은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울산 동구는 오히려 진보 쪽 후보 두 명이 나오는 바람에 국힘 후보가 어부지리로 털어먹을 뻔 했는데.. 막판에 역전이 됐네요 그런데 왜 자꾸 선거하면 결과가 이렇게 나오느냐.. 인데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부울경 지방에는 무당층이 상당히 많습니다 좀 안 좋게 이야기한다면 사실 누가 대통령이되던 국회의원이 되던 시장이 되던 크게 개의치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하는데도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하다고 보여질 수도 있지만... 사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자기 삶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무당층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여집니다 그게 바로 공약이죠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배신감입니다 지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장, 울산 시장, 경남 도지사 모두 민주당 인사가 당선되었었습니다 경남지사 김경수, 부산시장 오거돈, 울산시장 송철호 하지만 이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송철호 시장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송철호 시장은 당시 김기현 시장의 재선을 막고 시장으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 송철호 시장도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해 선거개입의혹이 터지면서 문제가 있었죠 결국 유죄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사실 울산에서 송철호 시장의 입지가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시장 당선 전에는 단 한번도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었고(8번 낙선), 당적도 여러 번 바꿨으며, 울산 출신도 아닙니다 그리고 시장이 된 이후에 시정을 잘했으면 그나마 불만이라도 없었을텐데 시정도 불안불안하게 끌고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산도 오거돈 시장이 민선 최초 부산시장 당선이라는 업적을 달성했지만 성추행 사건 한 방으로 그나마 살아나고 있던 진보진영에 큰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마찬가지로 시장 재임 중 시정도 제대로 안돌아간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던 상황이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좀 더 세밀하게 무당층을 사로 잡을 전략이 필요했다고 보여집니다 부산과 울산을 매일 왔다갔다하고 창원이나 경남 지역도 수시로 방문하는 제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쪽 민주당 후보들은 공약이 너무 허술합니다 윤석열 정권 심판외에는 기억에 나는 공약도 없을 정도라고 보여집니다 특히나 안타까운 건 제가 사는 지역구는 아니지만 민주당 인재영입이었던 전은수 후보가 출마했던 남구 갑인데 이 분 진짜 열심히했습니다. 감동받을 정도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무슨 공약을 했는지 보면 기억이 없습니다 상대편 김상욱 당선자는 현재 진행되는 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 순환 도로 만들겠다 등등 부동산 관련 이슈들을 계속해서 공약으로 설득하고 곳곳에 현수막도 걸어두고 그랬었습니다 물론 그런 공약들이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 윤석열 정권 심판만을 내세운 민주당 후보 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남구 갑은 그 동안 터줏대감이었던 이채익 국힘 당 후보가 컷오프되고 젊은 정치 신인들이 붙었던 지역이라 사실 누가 우세하고 불리하고를 예측하기 애매한 지역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제가 살던 남구 을 지역도 양 쪽 후보가 같이 들고 나온 공약이 태화강역 KTX유치였습니다 같은 공약이면 정치 신인이었던 민주당 박성진 후보보다 시장도 역임했었고 4선의원이면서 국힘 당 대표까지 했던 김기현 당선자가 인지도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앞서갈 수 밖에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중앙당에서 이 쪽 지역은 가망이 없으니 그렇게까지 세밀한 공약을 세팅해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워낙 보수세가 강한 곳인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쪽 선거 결과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전처럼 국힘 당이 일방적으로 쳐 바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부울경이야 말로 무당층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고 이 사람들은 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공약이나 인물에 대한 신뢰도에서 성향이 바뀐다고 보여집니다 부울경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이라 엄청 불편한 것도 없는 동네기도 하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엄청 살기 좋았던 지역도 아닙니다 오히려 누가 되던 별로 바뀌는게 없다는 걸 느끼면서 사는 사람들이 엄청 많습니다 특히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타이틀도 인천에 뺏길 위기에 처해있고 울산도 100만 인구가 무너지기 직전입니다 이게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등 정권이 바뀌고 있었고 지방선거, 국회위원들의 당적을 바꿔봐도 크게 달라지는게 없다고 생각하는 무당층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거에서 지기는 했지만 부울경에서 민주당은 패배했다고 본다기 보다는 선거 전략을 좀 더 세밀하게 세우지 못해 승리하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부울경 지역은 이제 보수당이 안심하고 텃밭이라고 방심할 수 없는 지역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번 선거가 아닌 지난 선거들에서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고 생각하고요 이번 총선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하고 비슷한 양상이었다고 보여집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난장판을 치고 있었음에도 부울경 지역의 총선 출마자들은 MB OUT 말고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들은 어린이집 늘이겠다라던지 공원 만들겠다 라던지 재개발하겠다 라던지 이런 공약들 들고 나와서 주민들을 설득했습니다 결국 그 난리통에도 새누리당이 대부분 승리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졌었습니다 앞으로 부울경의 총선, 지선, 대선 후보들은 어느 정도는 무당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 공약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게시판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무지성을 국힘당을 찍어주는 동네는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이 지역에 사는 제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지역활동하면서 듣는 이야기들 입니다 만족스러우면서도 아쉬운 결과입니다 그래도 목표달성했다고 보여지며, 부울경도 앞으로 조금씩 바뀌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