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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트레이드'에서 초대형 '빅딜' 나오기 어려운 이유
스포츠뉴스
Lv.18
조회:10 | 2024-07-22 14:37
<img src="/data/image/img/LMWq3lvgNtvTEnQRzpn3.gif"></br>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투수 조상우는 현재 3개 이상의 구단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hoto 뉴시스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7월은 1년 중 가장 기삿거리가 넘쳐나는 달이다.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과 홈런더비를 비롯해 미래의 슈퍼스타를 만나는 신인드래프트 같은 대형 이벤트가 모두 7월에 열린다.하지만 무엇보다 7월 31일(현지시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쏟아지는 온갖 루머와 대형 트레이드 소식은 야구팬들이 잠시도 한눈팔 틈을 주지 않는다. 야구를 다루는 미국 매체들은 트레이드 데드라인 두 달 전부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경쟁적으로 기사를 쏟아낸다. '판매자'가 되는 팀과 '구매자'가 될 팀을 예상하는 기사부터 누가 트레이드될지, 된다면 어느 팀이 데려갈지, 반대 급부로는 누굴 줘야 할지 분석하는 기사까지 온갖 이야기가 멀티버스처럼 무한대로 펼쳐진다. 그러다 막상 7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실제로 수십 건의 크고 작은 트레이드가 이뤄지는데, 이 거래들이 각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장기적인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보는 것도 메이저리그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선수를 파는 구단이 있어야…" 올해 트레이드 시장에선 꼴찌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파이어 세일'이 단연 화제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는 화이트삭스는 NC 다이노스 출신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에릭 페디를 비롯해 에이스인 개럿 크로셰, 중심타자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마무리 투수 마이클 코펙까지 모두 트레이드할 예정이다. 어차피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물 건너간 만큼 주축 선수를 내주고 유망주를 데려와 미래를 준비한다는 전략이다.뉴욕 메츠가 프랜차이즈 거포인 피트 알론소를 트레이드할지도 관심사다. 메츠에서 데뷔해 리그 간판 홈런타자로 성장한 알론소는 올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취득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메츠와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메츠가 내년 이후 동행이 불확실해진 알론소를 팔고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를 할 거라는 예상이 뉴욕 지역 매체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KBO리그로 치면 KT가 강백호를, 한화가 노시환을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런 '민감한' 주제가 아무렇지 않게 올라온다.반면 메이저리그와 같은 7월 31일(한국시간) 데드라인을 앞둔 KBO리그의 트레이드 시장은 잠잠하다. 이슈라고는 키움 히어로즈의 마무리 조상우 트레이드설뿐이다. 그 외엔 이렇다 할 루머도 움직임도 없이 조용한 분위기다.그렇다고 '폭풍전야'의 고요함도 아니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물밑에서 오가는 트레이드 문의가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단순한 문의 수준이지 실제로 논의가 진행된 단계는 아니다. 그것도 스타플레이어가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가 아닌 1.5군급 선수에 관한 문의"라고 귀띔했다. 구단 단장 출신 야구인 B는 "올해 조상우처럼 데드라인 몇 달 전부터 특정 선수가 매물로 거론되는 경우는 우리 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라며 "보통은 KBO리그에선 데드라인이 다가와도 매물 자체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선수를 팔겠다고 나서는 구단도 거의 없다"고 했다.10개 구단이 단일리그로 경쟁하는 KBO리그에선 최소 5위만 해도 가을야구 진출권이 주어진다. 어떻게든 5강에만 들면 감독과 구단은 체면이 서고 팬들과 모기업 앞에 할 말이 생긴다. 반면 5강에 들지 못하면 원인과 과정이 어찌 됐든 '실패한 시즌'으로 낙인찍힌다. 단장 출신 야구인 B는 "아마 지금도 10팀 중에 4~5팀은 '조금만 하면 우승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위권 5팀 중에도 7월 말에 일찌감치 5강을 포기하는 팀은 없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5위와 7~8게임 차가 나는 팀도 시즌을 접고 내년을 준비하기보단 남은 시즌 반등을 노리는 게 우리 리그의 특징"이라고 말했다.C구단 단장도 "국내에선 전체 팀의 절반이 가을야구를 하는 구조다. 모두에게 가을야구가 열려 있기에 다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마다 30개 구단 가운데 5~6팀이 미래를 기약하며 '판매자'로 나서는 메이저리그와 다르다. 야구인 B는 "파는 구단이 있어야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될 텐데 한국에선 판매자 자체가 없으니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메이저리그 프런트 출신 야구인 D는 "한국에서 그나마 '셀러'라고 할 만한 구단은 키움 정도"라며 "보통 메이저리그에선 리빌딩 팀이 데드라인을 앞두고 셀러로 나서는데, 국내에선 리빌딩이란 개념 자체도 없지만 설사 리빌딩을 하려는 팀도 주축 선수를 팔아치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트레이드 시장 막는 KBO만의 특징 KBO리그에선 보기 드문 '리빌딩' 실험을 진행한 한화 이글스가 좋은 예다. 2020년 18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는 노장 선수들을 정리하고 유망주 위주로 선수단을 개편하며 리빌딩을 선언했다. 그해 7월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야구계에선 한화가 노장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팔고 유망주를 대거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결국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았고, 정우람은 그대로 한화에 남았다.한화는 이후로도 지난해까지 4년에 걸쳐 리빌딩 작업을 진행했지만, 주축 선수를 파는 MLB식 트레이드는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드래프트로 유망주를 모으고 1군에서 경험치를 먹이는 데 주력했다. 이와 관련 한화의 리빌딩을 주도한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은 경질 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임팩트 있는 트레이드는 좀처럼 보기 드물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C구단 단장은 "KBO리그에선 트레이드에 따르는 '부메랑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메이저리그는 2개 리그가 3개의 디비전으로 나뉜 구조다. 서로 아예 만날 일이 없거나, 직접적으로 순위 싸움을 하지 않는 팀들이 존재하기에 트레이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면이 있다. 반면 우리 리그에선 트레이드로 다른 팀에 보낸 선수가 잘하면 큰 역풍이 돌아온다." E구단 관계자는 "트레이드의 성패는 오랜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 또 데려온 선수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되는지, 얼마나 잘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언론이나 팬들은 당장의 결과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언론에서 비판하고 팬들이 비난해도 구단이 옳다고 판단한 일은 과감하게 밀어붙인다. 트레이드나 선수 계약 논의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고 엎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반면 국내 구단들은 팬들의 여론,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에 예민하다. 거의 성사된 거래라도 언론을 통해 미리 알려지고 여론이 좋지 않으면 없던 일로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장 출신 야구인 B는 "우리 문화에선 네티즌 파워가 굉장히 세다. 만약 어떤 구단이 7월 말 기준으로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졌다고 해도 리빌딩 모드에 들어갔다간 감당하기 힘든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KBO리그 구단들은 야구팬뿐만 아니라 모기업과 구단주의 눈치도 봐야 한다. E구단 관계자는 거액을 주고 영입했던 스타 선수를 타 구단으로 보내기로 했을 때의 상황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모기업의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구단이 질책 아닌 질책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큰돈을 주고 데려온 선수를 왜 내보내야 하는지 이해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고, 잔여연봉을 부담하는 것도 그룹에서는 언짢아했다." E구단 관계자는 "한국엔 키움을 제외하면 스몰마켓 구단은 없다고 봐야 하지 않나. 야구도 그룹 오너들의 자존심을 건 대리전인데, 그룹 계열사인 야구단이 성적(실적)을 포기하고 핵심 인재를 팔아치운다고 했을 때 이를 받아들일 그룹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C구단 단장은 "리빌딩에 대한 그룹 윗선의 생각은 거칠게 말해 '가을야구 경쟁도 하면서 리빌딩도 하라'에 가깝다. 한국에서 트레이드 판매자가 되는 건 팬들의 비난 여론을 감수하면서, 그룹 오너의 의중도 거슬러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MLB 구단 출신 야구인 D씨는 "만약 한국에서 MLB식 주축 선수 트레이드를 했다간 감독은 물론 사장, 단장까지 목이 달아나지 않을까"란 생각을 밝혔다. 모기업 없이 '야구 전문기업'으로 운영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국내 트레이드 시장의 유일한 '판매자'로 활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인기 매물 '조상우' 3팀이 노리지만…노골적인 리빌딩과 탱킹을 하나의 '전략'으로 용인하는 미국 스포츠와 우리의 차이도 있다. C구단 단장은 "이미 휴스턴 애스트로스나 볼티모어 오리올스 같은 팀이 리빌딩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를 보여주지 않았나. 때문에 미디어나 팬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빌딩을 좀 더 관대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반면 KBO리그에선 아직 리빌딩에 성공한 팀이 나오지 않았다. F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미국의 경우 폴 스킨스나 애들리 러치먼, 브라이스 하퍼처럼 프랜차이즈의 운명을 바꾸는 초대형 신인이 매년 나오지 않나. 반면 국내 아마추어 선수 풀에선 그만한 선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소극적이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 속에서 KBO리그에선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극히 드물다. 단장 출신 B는 "트레이드 논의가 실제로 성사되는 건 전체의 10% 정도라고 본다"며 "'이 선수 트레이드 가능하냐'는 수준의 문의는 일상적으로 이뤄지지만 절반 정도가 거기서 결렬된다. 막상 카드를 맞춰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올해는 키움 조상우가 사실상 '단독 매물'로 시장에 나와 3개 이상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 트레이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취재 결과 우승후보 KIA를 비롯해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가 키움에 조상우 트레이드를 '문의'한 상태다. 다만 키움 측에선 "문의는 있었지만 실제 논의 중인 트레이드는 없다"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야구인 B씨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오르는 게 이치다. 매물이 조상우 하나뿐이니 당연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키움이 일종의 '꽃놀이패'를 쥔 셈"이라고 했다. E구단 관계자는 "앞서 NC가 키움에서 김휘집을 데려오면서 1라운드 지명권과 3라운드 지명권을 내준 게 일종의 기준선이 됐다. 키움에선 조상우의 가치가 김휘집보다 높다는 논리로 그 이상의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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