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8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주릭슨 프로파[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주릭슨 프로파(32·애틀랜타)는 어린 시절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유망주 중 하나였다. 어린 시절부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만 19세였던 2012년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만 20세 이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금도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들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이기도 하다.하지만 성장은 더뎠다. 텍사스는 큰 기대를 걸고 프로파를 키웠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한숨을 짓는 날이 더 많았다. 2018년 개인 첫 20홈런을 기록하면서 드디어 가능성을 터뜨리는 듯 했으나 사실 타율과 출루율이 떨어져 공격 생산력은 리그 평균에 머물렀다. 결국 텍사스는 리빌딩 모드에 돌입하면서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삼각 트레이드로 프로파를 오클랜드에 보냈다.프로파는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그저 그런 선수가 됐다. 오클랜드·샌디에이고·콜로라도로 이적하면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항상 뭔가가 부족했다. 하지만 그런 프로파는 2024년 시즌을 대박을 터뜨렸다. 불러주는 곳이 마땅치 않아 샌디에이고와 1년 100만 달러에 계약한 프로파는 2024년 158경기에서 타율 0.280, 출루율 0.380, 24홈런, 8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9의 뛰어난 성적으로 생애 첫 올스타까지 선정됐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유독 김하성(30)과 친한 모습으로 한국 팬들의 인기를 사기도 했다.프로파는 지난해 성적을 앞세워 올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3년 총액 420억 원에 계약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애틀랜타의 기대주였다. 그런데 이런 프로파의 경력이 금이 갈 위기다. 금지 악물 복용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프로파가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인 융모성선자극호르몬 양상 반응을 보였다"고 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 지난해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낸 프로파는 그 성과를 앞세워 애틀랜타와 3년 4200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이번 도핑 적발로 모든 명예를 날릴 위기다메이저리그 규정상 금지약물 첫 적발은 80경기 출전 정지다. 프로파도 향후 80경기를 뛸 수 없다. 시즌의 절반이 넘고, 2025년 시즌 내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프로파를 믿고 꽤 거금을 투자한 애틀랜타도 낭패다. 물론 징계 기간 중 연봉은 지급되지 않지만, 이미 시즌에 들어간 상황에서 새 선수를 영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프로파는 2025년 1200만 달러, 그리고 2026년과 2027년 각각 15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애틀랜타 구단은 즉각 성명을 내고 "프로파가 도핑 검사에서 경기력 향상 물질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을 안 뒤 매우 놀라고 실망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정을 지지하며, 프로파가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우길 바란다"고 리그 징계를 수용했다. 프로파는 규정에 따라 올해 복귀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는 뛸 수 없다. 애틀랜타로서는 이래나 저래나 낭패다.프로파는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를 통해 "내 야구 경력에서 가장 힘든 날"이라고 말했다. 프로파는 자신이 지난해에만 8차례나 도핑 검사를 받았고, 선수 경력 내내 도핑 검사에서 단 한 번도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면서 의도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프로파는 "금지 약물을 의도적으로 복용한 적이 없다. 하지만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메이저리그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80경기 동안 팀 동료들과 경기장에 나서지 못하게 돼 망연자실하다. 복귀 후 올 시즌 최고 수준의 경기에 다시 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1일 프로파가 2024년 샌디에이고에서 갑자기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을 당시부터 뭔가의 위험 신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프로파의 조정 OPS는 2020년 114, 2021년 83, 2022년 109, 그리고 2023년에는 81로 하락세였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해 134로 반등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런 의심에도 불구하고) 애틀랜타는 프로파의 파워와 전반적인 공격력 상승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한 비시즌 훈련 덕이라고 뽑았다"고 설명했다.

▲ 샌디에이고 시절 김하성과 친분으로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진 프로파는 이번 사태로 명예가 실추됐다물론 프로파가 샌디에이고 소속 당시에도 금지약물을 복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프로파는 지난해 8번이나 도핑 검사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이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태가 이쯤되자 많은 팬들이 "프로파가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금지약물을 복용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특히 역시 금지약물 복용 경험이 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비시즌 훈련을 같이 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는 더 커지는 형국이다.지난해까지 프로파와 한솥밥을 먹었던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소식을 듣기 전인) 한 시간 전보다 그를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 그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프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놀라운 일이다.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말을 할 수는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프로파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어쨌든 그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애틀랜타는 비상이 걸렸다. 많은 이들은 애틀랜타가 갑자기 신시내티의 외야수 스튜어트 페어차일드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여겼지만, 프로파의 소식이 알려지자 왜 애틀랜타가 그런 트레이드를 벌였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스프링트레이닝 막판 1년 150만 달러에 계약한 알렉스 버두고의 메이저리그 콜업 시점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뜩이나 시즌 첫 4경기를 모두 지며 불안하게 출발한 애틀랜타로서는 악재가 겹쳤다.

▲ 애틀랜타는 프로파의 80경기 이탈로 시즌 초반부터 난감한 사태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