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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리더십·고향의 안정감’ 결실…“함께 있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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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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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2 | 2025-04-02 00:45

<img src="/data/image/img/opTo8HHuIkefgoDqrbrQ.jpg"></br>여자프로농구 챔피언에 오른 부산 BNK 박정은 감독(가운데)이 지난달 28일 주장 박혜진(왼쪽), MVP 안혜지와 함께 인터뷰하며 미소 짓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박정은 감독 ‘반지 8개’ 박혜진 영입…팀에 우승 DNA 심어박혜진은 팀워크 중시하는 감독 믿고 ‘책임지는 모습’ 실천 안혜지 “내 인생에 활력 생겨…한 팀서 뛰는 것 자체가 영광”“여성 지도자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어요. 여자를 잘 알아서 더 잘 이해해줄 것 같지만 의외로 더 힘든 부분도 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은 좀 달랐어요. 세 번째 만났을 때 ‘마지막 내 선수 생활을 이분께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우승 반지를 8개나 갖고 있던 여자프로농구 베테랑 박혜진(35)이 새 둥지를 틀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박정은 부산 BNK 감독(48)의 농구 철학과 리더십이었다. ‘여성 지도자’ 하면 떠올리는 공감 능력이 아니라 팀을 만드는 리더의 모습이 ‘반지의 여왕’을 사로잡았다.지난 시즌 꼴찌에서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룬 BNK의 우승 신화는 부산 출신 박정은 감독, 주장 박혜진, 그리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안혜지로 이어지는 ‘부산 트리오’의 화학 반응에서 시작됐다.박정은 감독은 고향팀으로 돌아와 느꼈던 고향의 위안을 박혜진에게 설득력 있게 전했다. “엄마 밥을 먹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어요. 거의 인생 대부분을 떨어져 지냈는데 고향에 오니까 너무 안정감이 생기더라고요. 박혜진도 가족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며 허전함도 있었을 테고 여기 와서 즐겁게 선수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박혜진에게는 ‘고향의 정’보다 ‘감독의 리더십’이 더 중요했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감독의 철학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누구 하나 특출나서 잘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걸 원했거든요.”‘고향의 안정감’과 ‘신뢰의 리더십’이 결실을 맺었다. 15년간 뛴 아산 우리은행을 떠나 지난여름 BNK로 이적한 박혜진은 첫 시즌 BNK에 우승 DNA를 심었다. 박정은 감독은 “개막전에서 박혜진을 봤을 때 ‘이렇게 시작하는 거야’라는 걸 보여줬어요.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선수들을 안정감 있게 이끄는 모습에 ‘이래서 박혜진이구나’ 싶었죠. 마지막 챔프전 3차전에서도 ‘이래서 박혜진이 큰 경기에서 강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지난 3월20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52-54로 뒤지던 종료 19초 전, 박혜진은 안혜지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3점 슛을 성공시켰다. 이 한 방으로 BNK는 우리은행에 55-54로 역전했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그 결정적 순간에 대해 박혜진은 말했다. “피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제가 수비에서 실수로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에 빨리 만회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 순간 슛이 안 들어가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어린 후배들보다는 제가 책임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첫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박정은 감독이 꼽은 가장 큰 위기는 플레이오프 5차전이었다. 용인 삼성생명에 2승 후 2패, 여자프로농구 최초의 2승 뒤 역전 탈락 위기에 처했다. “4차전에서 선수들이 많이 지쳐 보였고 부담감과 압박감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고민했죠.”이때 박혜진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많이 가라앉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선수들끼리 미팅을 많이 했어요. 힘든 건 맞지만 모레 또 경기해야 하니 각자 지금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죠.”</br><img src="/data/image/img/cmW6qO1QyLmT2ZHP5pIj.jpg"></br>박혜진새 팀에서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박혜진은 고백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도, 너무 무거워도 안 되잖아요. 상황에 맞게 분위기를 조절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제가 그 역할을 잘해야 하고 선수들도 이해하고 따라와 줘야 하는데, 다행히 이번 시즌에는 잘 따라와 줬어요.”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른 국가대표 가드 안혜지(28)는 박혜진과 함께 뛰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언니가 온다고 했을 때 제 인생에도 활력이 생겼어요. 언니들 믿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항상 뛰어보고 싶었고 배우고 싶었는데, 하루하루가 감사한 순간이었어요.”</br><img src="/data/image/img/Zjs8hjbp6sbdrWrdSiRC.jpg"></br>안혜지박정은 감독은 이번 우승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여성 지도자라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책임감 있게 달려왔어요. 고향 팀에서, 고향 팬들 앞에서 첫 우승을 한 것은 정말 잊지 못할 거예요. 선수들이 개인보다 팀을 위해 한발 더 뛰고 양보하며 만들어낸 우승이라 더 의미가 컸습니다.”BNK는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여자농구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마쳤다. 박정은 감독은 “우승으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며 “더 좋은 팀, 더 강한 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혜진은 “아직도 부산에 계속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면서도 “이제는 더 큰 꿈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혜지 역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BNK의 중심축으로 활약할 것을 약속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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